2024년 11월 24일 일요일

𝑺𝒄𝒉𝒆𝒅𝒖𝒍𝒆 & 𝑻𝒐-𝒅𝒐
◦ 18:00-21:00 | 티스토리 블로그 오블완 챌린지 1일 1포스팅 실천하기
░ 손톱, 발톱 정리
░ 미용실 다녀오기
░ 눈썹, 코털 정리
░ 나이키 흰색 신발 찾아서 블랙야크 기능성 깔창 사이즈 맞나 확인하기
░ 1주일치 소염진통제 모서리 자르기
░ 노브랜드 칫솔, 치약 세트 구입하기

𝑫𝒂𝒊𝒍𝒚 𝒍𝒐𝒈
🛏 수면 | ~09:30
🍽️ 아침 |
🍽️ 점심 | 땅콩크림빵, 두유, 삼겹살, 잡곡밥
🍽️ 저녁 |
🍨 간식 | 찐만두 5개
🥤 음료 | 레몬수
🏃🏻‍♀️ 운동 |
📖 학습 |
🚬 흡연 | 5
🥃 음주 |

𝑴𝒐𝒎𝒆𝒏𝒕𝒔
▷ 어제 종일 누워서 쉬기만 했더니, 오늘 오전부터 바빴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급하게 미용실 예약해서 샤워하고 이마트에 다녀왔다. 과거에는 3~4주에 1회꼴로 꾸준히 미용실에서 머리카락 기장을 다듬고, 뒷머리와 옆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했는데 요즘은 2~3개월에 1회씩 방문하고 있다. 그래서 매번 "회원님, 오랜만에 오셨네요."라는 인사를 받는다. 내가 이 미용실을 다닌지도 벌써 4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땐 원래 남자 미용사가 있었고, 지금 내 커트를 담당하는 여자 미용사는 그 시절 어시스트였는데, 이제는 어엿한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남자친구와 교제를 잘 유지해서 이번에 결혼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미 동거는 시작했고, 조만간 결혼식장 예약부터 준비할 게 많아지는데다 결혼과 동시에 임신 계획이 있어서 한동안 디자이너 일을 떠나서 매니저로 데스크 업무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뭐 아무튼 축하한다고 덕담을 전하고, 커트를 마치고 내가 마실 술을 사려고 마트에 내려갔는데, 지난 4년 동안 세심하게 신경써준 것들이 고마워서 샴페인 1병을 사서 선물로 주고 왔다.  /

▷ 오늘 미용실에 다녀온 후로 리안이와 4시간 넘게 긴 통화를 했다. 서로 할 일이 바빠서 각자 할 일 하느라 초중반에는 제대로 된 대화를 못했는데, 전화를 끊기 전에 내가 리안이에게 요즘 알바를 다니면서 플라스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해 느낀 점들을 이야기를 하자, 리안이도 미국에서 나와 함께 물류업 관련 창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애틀란타의 상황을 설명해줬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까 리안이가 마냥 나를 좋아하는 감정에만 취해 있는 게 아니고, 미래까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나는 리안이와 미래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서로의 눈이 반짝이면서 이야기에 집중하는 태도를 느낄 때 너무 행복하다. 전화를 끊고 싶지 않았을 정도로 더 많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누고 싶었는데, 리안이가 계속 하품을 하는 바람에 얘가 졸린데 나랑 전화를 끊기 싫어서 계속 참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이만 자라고 보내줬다. 월요일부터 당장 나는 또 출근을 해야 하고, 종일 몸쓰고 집에 돌아오면 씻고 잠들기 바쁘니까 다음주 주말이나 되어야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앞으로 3주 정도만 더 고생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니까 서로 더 힘내고 견디기로 했다.  /

▷ 1주마다 손톱을 다듬는 일은 힘들지는 않은데 너무 주기가 짧아서 귀찮고 , 4주마다 발톱을 다듬는 일은 주기는 긴데 발톱깎는 자세가 너무 불편해서 힘들다. 오늘 미용실에 다녀온 김에 눈썹도 다듬고, 코털도 정리했다. 리안이가 떠난 후로 잘 보일 사람이 없으니 외모 관리를 완전히 손놓았는데, 너무 지저분하게 다니니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안 좋게 생각할 것 같아서 싹 정리하느라 바빴다. 그나저나 다음주 내내 비내리고, 눈내리는데 출퇴근 길이 미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

▷ 처음에는 지갑, 휴대폰, 담배, 헤드밴드만 갖고 간소한 차림으로 다녔는데, 점점 소지품이 늘어나고 있다. 몸쓰는 일을 하다보면 코로만 숨쉴 때 호흡이 딸려서 자연스레 입을 벌리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입술이 바싹 마르게 된다. 그래서 리안이가 사준 립밤을 주머니에 넣고서 수시로 발라주고 있다. 그리고 장갑을 끼고 일해도 손이 금방 거칠어지고 터서 리안이가 사준 핸드크림도 쉬는 시간마다 발라주고 있다. 첫 주에는 긴장을 많이 해서 남자화장실에 갈 일이 없었는데, 목요일쯤 처음 남자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소변을 봤다. 이때 센터가 신식이라서 나름 화장실 하드웨어가 좋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점심시간 때 남자들은 휴게실이나 차에 누워서 자기 바쁜지 양치질을 거의 안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칫솔, 치약 세트도 챙겨다니면서 양치질을 편하게 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매일 점심식사 후에 먹을 진통소염제를 1알씩 챙겨 다닌다. 모서리가 뾰족해서 그걸 가위로 둥글게 잘라 준비해뒀다. 나는 매일 헤드밴드, 립밤, 핸드크림을 보면서 리안이를 생각하고, 리안이와 함께 있다고 상상한다. 물건이 지닌 가치는 비단 그 가격의 대소와 브랜드의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 물건이 나에게 오기까지 어떤 의사결정을 거쳤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의미로 인하여 오게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남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물건인 림밤, 헤드밴드, 핸드크림이 나에게는 리안이의 마음이 담긴 귀중한 선물이자, 리안이를 상기키시는 매개물로 작용한다. 그것들을 쓰고 몸에 바르고 두를 때 나는 리안이의 따뜻한 미소와 포옹을 받는 느낌이 든다.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일상 속 아이템들인 것이다.  /